Kyung-Pil Nam by Youngho Kang

 

남경필 경기지사는 남달랐다. 그는 내 스튜디오에 유일하게 청바지를 입고 온 정치인이다. 처음 보는 내게 대뜸 "이혼한 사람들의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뒤, 자신을 “부러진 금수저”로 불러 달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고 맞닥뜨렸던 현실적인 삶과 결핍을 통해 국민들과 공감하고자 했다.

 

남 지사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자신을 소개할 때 자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그를 만났을 때 약간 짓궂게 뭐가 부족한 거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농담이 섞인 내 질문과 달리 구체적이고 정색하는 것들이었다.

“왜냐하면 저는 이혼도 했구요, 자식도 문제를 일으켰구요…. 사실,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고생도 많이 안해봤습니다…”. 물어 본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진솔했다. 혹자는 그에게, 정치인으로서 그걸 자랑이라고 하냐라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그의 태도에 마음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짐을 느꼈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 개인적인 흠과 약점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 정치인들의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언어 사용에 대해 불만이 많다. 예를 들어, “송구스럽다”는 말은 보통 사람들에겐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왜 정치인들은 “미안합니다” 혹은 “죄송합니다”라는 보통의 언어들을 쓰지 않는가? 한국어임에도 왜 통역이나 의미 해석이 필요한 언어를 사용하는가? 

그래서 마치 암호를 사용하는 듯한 정치판에서 자신을 '디스'하는 듯한 남 지사의 구체적이고 진솔한 고백은 오히려 반갑고 매력적이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을 스스로 치켜 세우는데 익숙한 것과 달리, 그는 '찌그러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연정’이 필요한 이유를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병제는 군대에서 말썽을 부린 아들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도 설명했다. 그의 주요 정책이 자신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나왔음을 알 수 있었다. 

 

촬영 작업을 하면서 그와 대담을 나눴는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꿈이 무엇이었나요?”라는 내 질문에, “뭐 특별히 원대한 꿈은 없었어요, 단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는데….그만 부러져 버렸네요(웃음)” 라는 식이었다. 그는 스스로 꾸미지 않음으로써, 그만의 인간미를 만들어 내는 듯 했다. 자신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서는 “제 이력서를 보시면 됩니다” 라고 담백하게 말했다. 남 지사는 시종일관 의도했거나 만들어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저, 보여지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사람들이 저를 가볍게 혹은 귀엽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좋아요. 저는 스킨십이 쉬운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정치 자체에 있어서, 저는 일만시간 이상의 같은 일을 해온 프로페셔날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제 know-how는 ‘여유’와 ‘유머’ 입니다. 불필요한 무게감을 지양합니다. 저는 국민들을 즐겁게 해 주고 싶어요.” 

즐거움을 주는 정치? 작년부터, 정치권으로부터, 지겹도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온 우리 국민들이 과연 정치에서 즐거움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는 촬영 마지막에 국민들을 웃길 수 있는 표정 하나를 선물했다. 모두 다 인상쓰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에서, 지지율과 상관없이 그는 묘한 매력과 필요를 지닌 정치인이었다.



The photos in this project are taken between February 2016 and March 2017, in Seoul, South Korea.